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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강철환·정치부 기자 nkch@chosun.com  

▲ 강철환·정치부 기자 김일성·김정일 정권의 반세기가 넘는 세습독재가 가능했던 것은 무자비한 공포독재에 기인하지만, 중요하게는 주민들이 외부와 소통하는 것을 완전하게 단절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과거 구 공산국가들도 공산당에 의한 무지막지한 독재를 실시했지만 라디오까지 통제한 나라는 드물다. 북한에서는 라디오는 물론 그 어떤 것이라도 외국 서적이나 영상물들을 유통시키거나 본 자는 극단적 처벌을 받는다.

햇볕정책이 초기에 일부에서나마 공감을 얻은 것은 햇볕을 통해 봉쇄된 북한 내부를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햇볕정책 주창자들은 김정일 정권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

같은 공산국가지만 중국과 동유럽 국가들이 개혁 개방을 통한 대변혁의 시대를 맞게 된 것은 공산당 내에 아주 작은 민주주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공산당 정치국 위원들이 나름대로의 권한을 가지고 정책을 논의하고, 여기서 결정된 정책을 수령이 승인하고 집행하는 이른바 공산당의 정상적 시스템이 가동된 국가는, 궁핍하지만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았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지만 지도자가 공산당을 사유화하거나 일방적으로 지도하는 스탈린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우상숭배 독재가 잠시 나타난 적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현재의 김정일 정권을 스탈린 시대와 비교하지만 그것은 잘못됐다. 스탈린은 사람들을 마구 죽이기는 했지만 최소한 당내의 토론을 막지 않았고, 마오도 가족을 후계자로 세울 생각은 추호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김정일 체제는 과거 공산당 역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사이비 봉건교주 국가'로 규정했다. 햇볕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을 정상적인 공산주의 국가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서독이 동독에 지원한 현금과 식량이 공산당이 독식할 수 없는 구조하에서 동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됐다면, 남한의 대북 지원은 철저하게 김정일 개인과 그 권력을 지탱하는 군대로 흘러들어갔다는 차이가 있다.

동독인들은 통일 전에도 마음대로 서독의 TV와 라디오를 보고 들을 수 있었지만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청취하다 잡히면 정치범 수용소에 가야 한다. 지난 10년간 수만 명의 남한 사람들이 북한을 다녀왔지만 그것은 준비된 대남요원들과의 만남이었을 뿐, 단 한 명의 북한주민들과도 소통할 수 없었다. 최근 북한이 먼저 제의해 열리는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삐라'문제를 거론하면서 광분하는 것은 통일전선부가 최선을 다해 만들어 놓은 모기장 전략이 삐라 앞에서 속수무책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으로 만들어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모든 진실이 담긴 '삐라'는 휴전선에 밀집한 군인들과 북한에서 가장 바깥 세상에 깜깜하기로 소문난 황해도 농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정일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진실이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에게도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때문에 냉전체제와 햇볕정책을 뛰어넘는 남북관계의 성패는 북한주민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달려 있다.

민간단체를 향해 북에 풍선 보내는 것을 자제하라고 쓸데없는 걱정이나 할 것이 아니라, 북한정권에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초보적인 자유를 먼저 줄 것을 요구하는 당당한 정부가 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온갖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국가 언론을 통해서 자행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남한이 먼저 해야 하고, 소통의 자유야말로 진정한 '우리 민족끼리'임을 북한 측에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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